17살 때 부터 난 개인적인 이야기를…

17살 때 부터 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걸 꺼리게 되었다. 내가 나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면 나는 극도로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불행을 더 큰 불행으로 과장하고 과거의 이야기는 언제나 생략과 각색을 거쳐 상대방에게 전달 되었는데 이 모든 걸 무의식적으로 해내고 있는 날 발견하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자 이는 비단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하는 ‘습관적 거짓말’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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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내 주변에 있던 멍청한 어른들은 대게 성적으로 우리들의 등급을 매기곤 했는데 더 놀라운 것은 내 또래애들 조차 이런 것들을 배워서 서로를 평가하는 잣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시시한 게임에 곧잘 적응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그와 동시에 친구들도 잃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나의 2008년은 자위와 공부말고는 할 게 없던 시절 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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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보통의 존재’앨범을 만난 것도 2008년이라는 것이다. 이 앨범은 단연코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앨범인데 덕분에 난 포르노를 보는 대신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때때로 기억은 사실과 환상을 혼동한다. ‘보통의 존재’를 들을 때 마다 나의 2008년은 조금씩 사실과 환상의 경계가 허물지고 각색되어 뒤엉키는데 이게 내 과거 이야기를 너에게 하기 싫은 이유이다. 특히 지금처럼 가장 야한 스를 앞둔 상태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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